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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과일이 귀족과일에서 서민과일로 바뀐 이유?
열대과일이 귀족과일에서 서민과일로 바뀐 이유?
  • 문현아
  • 승인 2019.07.02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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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과일이 귀족과일에서 서민과일로 바뀐 이유?
열대과일이 귀족과일에서 서민과일로 바뀐 이유?

 

-동남아 호텔에서 반입 금하는 망고스틴과 두리안

-중국 미인 양귀비가 즐겼다는 리치와 롱간

 

열대과일의 계절이 돌아왔다. 과거에 열대과일은 ‘귀족 과일’이었다. 이제는 다양한 열대 과일을 쉽게 섭취하고 있다. 경제 사정이 나아진 덕분이기도 하지만 우리 입맛이 서구식으로 바뀌면서 열대 과일을 더 많이 찾게 됐다는 분석도 있다. 열대 과일의 본거지인 동남아 여행객이 증가한 것도 소비 증대에 기여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한번 입맛을 들이면 자꾸 생각나는 것이 과일이기 때문이다. 
 한국인에게도 제법 익숙해진 망고스틴은 감귤 정도 크기의 자줏빛 나는 과일이다. ‘열대과일의 여왕’으로 통한다.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이 사랑한 과일이라 그런 별명이 붙었다. 원산지인 인도네시아ㆍ말레이시아에선 ‘망기스’, 태국에선 망쿳(Mangkut)이라 부른다. 
 망고스틴의 꼭지를 떼고 단단한 껍질을 벗기면 마늘같이 생긴 알맹이가 나온다. 새콤달콤한 맛이 더운 날씨로 잃어버린 식욕을 되찾아준다. 하얀색 과육을 즐기는 망고스틴은 비타민 B군ㆍ비타민 Cㆍ칼슘 등을 함유하고 있다. 
 바나나 등 다른 열대과일과 달리 후숙기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수확시점으로부터 10일 이내에 먹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수확 후 즉시 먹인데 국내에선 대개 냉동상태로 유통돼 망고스틴의 맛이 ‘별로’라고 표현하는 사람도 많다.
 잘 익은 망고스틴은 껍질이 말랑하고 과육이 하얗다. 썩거나 오래된 것은 꼭지가 갈변돼 있으며, 껍질이 딱딱하다.
 냉동 망고스틴을 섭취할 때는 열매를 살짝 해동시켜 포크로 떠먹는다. 대부분의 열대과일은 열성(熱性)이지만 망고스틴은 성질이 다르다. 망고스틴은 몸을 차게 만들 수 있으므로 평소 몸이 차가운 사람은 너무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꼭 먹고 싶다면 열성과일과 함께 섭취한다. 
 망고스틴 즙이 옷에 묻으면 잘 지워지지 않으르로 주의해야 한다. 동남아의 일부 호텔에선 냄새 고약한 두리안과 더불어 망고스틴의 반입을 금한다. 수건이나 세면대에 묻으면 색이 잘 지워지지 않기 때문이다. 
 리치는 여지라고도 불린다. 경국지색(傾國之色)으로 통하는 중국 양귀비의 과일로 유명하다. 리치 맛에 반한 양귀비는 매년 5월이 되면 중국 남방에서 나오는 리치를 먹고 싶다고 황제(당나라 현종)를 졸랐다. 황제는 싱싱한 리치를 선물하기 위해 빠른 말과 능숙한 기수를 선발한 뒤 릴레이 방식으로 운반하도록 명령했다. 리치의 원산지인 중국 광둥(廣東)에서 양귀비가 산 시안(西安)까지의 거리는 약 2000㎞에 이른다. 운송 기간이 길어서 리치의 신선도가 떨어지자 나중엔 직접 리치나무를 뽑아와 궐 안에 심게 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요즘은 중국음식점이나 뷔페의 디저트용으로 흔히 나오는  과일이다. 큰 도토리처럼 생겼고 표면이 오돌토돌한 것이 특징이다.
 리치의 원래 껍질 색은 붉은 색이다. 오래 냉장하면 갈색으로 변한다. 
 과육은 반투명한 백색이다. 가운데 까만 씨는 식용 부위가 아니다. 리치의 씨, 즉 여지 핵은 허리나 아랫배가 아픈 병 치료에 사용된다. 대개 씨를 태워서 가루를 낸 뒤 따뜻한 술에 타서 먹는다.
 리치는 나무에서 떨어지면 숙성을 멈춘다. 마트에서 구입할 때 잘 익은 것을 골라야 하는 것은 그래서다. 나무에서 바로 딴 것을 냉장고에 보관하면 수일간 풍미가 보전된다.   
 리치엔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프로필린(profilin)이란 식물성 단백질이 들어 있다. 프로필린에 민감한 사람이 리치를 먹으면 과민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리치를 먹을 때는 프로필린 외에 꽃가루나 라텍스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주의가 필요하다.
 리치는 중국 남부가 원산지인 열대 과일이지만 ‘동의보감’ㆍ‘방약합편’ 등 조선의 의서에도 등장한다. 
 스타애플은 베트남에서 ‘부스’라고 불린다. 모유라는 의미다. 둥글고 반질반질한 껍질 속에 모유처럼 희고 끈적한 과즙과 희고 투명한 과육이 들어있다. 과즙이 너무 많아 보통은 깎아서 먹지 않고, 윗부분을 둥글게 잘라낸 뒤 숟가락으로 퍼서 먹는다. 맛이 달고, 몇 개 먹으면 식사대용이 될 만큼 든든하다. 
  롱간은 태국ㆍ베트남 등 아열대 지역 국가에서 나는 과일이다. ‘용의 눈’이라고도 불리며 거봉만 한 크기다. 얇은 껍질을 벗기면 반(半)투명의 흰색 또는 옅은 핑크색 과육이 드러난다. 쫄깃한 과육 안엔 제법 큰 씨가 들어 있다. 단맛이 나고 사과 향이 은은히 나는 것이 특징이다. 중국 당나라의 절세 미인 양귀비가 리치와 함께 즐겨 먹은 과일로도 유명하다. 영양적으론 비타민 C와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예로부터 약용(藥用) 과일로 사용됐다. 한방에선 용안육이라 한다. 불면증은 물론 정서불안, 신경쇠약ㆍ식욕부진ㆍ스트레스 완화에 유용하다. 말린 것을 그대로 먹거나 대추ㆍ산조인과 함께 차로 만들어 마신다.

패션 프루츠 (Passion Fruit)는 평범한 겉모양에 비해 속은 반전이다. 한국인에게 생소한 과일인 패션 프루츠는 한번 맛을 본 사람들은 잊지 못한다고 할 정도로 맛있다. 속이 마치 개구리알처럼 생긴 이 과일은 베트남에선 수확한 다음에 후숙기간을 거쳐 물러 터지기 직전에 먹는다. 패션 프루츠도 용과만큼 다양한 효능을 갖고 있다. 베타카로틴ㆍ칼륨ㆍ식이섬유ㆍ비타민 C 가 풍부해 피부 미용ㆍ고혈압 환자에게도 좋다. 대장암을 일으킬 수 있는 나쁜 독소를 빨리 빠져나가게 해 대장암 예방에도 이롭다. 문현아 moon@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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