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09:43 (목)
속살 온도가 겉보다 낮은 여름 과일 오이
속살 온도가 겉보다 낮은 여름 과일 오이
  • 박태균
  • 승인 2019.07.12 13: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속살 온도가 겉보다 낮은 여름 과일 오이
속살 온도가 겉보다 낮은 여름 과일 오이

 -“주당들 뒷골목엔 오이 냄새 가득”
 -오이는 당근ㆍ무와는 궁합 맞지 않아 

 
 요즘처럼 무더위가 심할 때 오이를 먹으면 금세 시원한 느낌이 들고 갈증이 사라진다.  오이는 성질이 찬 채소다. ‘as cool as cucumber(오이처럼 찬)’란 영어 관용어가 있을 정도다. 실제로 속살의 온도가 겉보다 낮다.
 우리 국민에게 오이는 주렁주렁 잘 열리는 친근한 채소다. 유럽에선 ‘차가움’ㆍ‘고독’(오이 밭의 원두막을 연상해)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
 영양적으론 수분ㆍ칼륨ㆍ비타민 C가 풍부하다. 수분 함량은 수박보다 높다. 더위를 먹었을 때 오이를 먹으면 칼륨은 체내의 나트륨(염분)을, 수분은 노폐물을 배출시킨다.  
 이뇨 효과도 뛰어나다. 먹으면 몸 안의 수분이 체외로 빠져나가 얼굴이나 몸의 부기가 빠진다. 민간요법에선 부종이 잦은 사람에게 “오이(가능하면 삶은 오이) 한 개씩을 매일 먹을 것”을 권한다.
 숙취 해소에도 유익하다. 푸시긴의 ‘대위의 딸’엔 “주독(酒毒)을 푸는데 는 오이만한 것이 없다”, 카뮈의 ‘이방인’엔 “주당들의 뒷골목엔 오이 냄새가 가득하다”는 대목이 나온다. 숙취로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 때 오이즙 한 컵에 식초 3∼4스푼을 마시는 것이 방법이다.  
 피부 미용에도 이롭다. 햇볕에 얼굴이 검게 타거나 땀띠가 났을 때 오이 팩을 하거나 오이즙을 바르는 것이 효과적이다. 비타민 C가 피부 건강을 도와서다. 오이 덩굴을 잘랐을 때 나오는 물도 보습제나 화장수 역할을 한다. 
 생으로 먹을 때는 가능한 한 껍질째 먹는 것이 좋다. 껍질엔 혈당ㆍ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암을 예방하며(카로티노이드) 눈 건강을 돕는(루테인) 성분이 들어 있다. 오이소박이ㆍ오이선ㆍ오이나물ㆍ오이지 등 다양한 오이 음식을 만들 때는 굵은 소금으로 오돌토돌한 가시가 돋은 겉을 문질러 잘 씻은 뒤 조리에 사용한다. 이때 쓴 맛이 나는 꼭지부분은 잘라낸다.  
 종이에 잘 싼 뒤 비닐봉지에 담아 냉장고에 넣어두면 1주일가량 보관이 가능하다. 
 오이는 당근ㆍ무와는 함께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당근ㆍ무에 비타민 C 분해효소(아스코비나제)가 들어 있어서다. 오이를 너무 잘게 써는 것도 좋지 않다. 써는 도중 아스코비나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오이에 식초나 소금을 뿌리면 아스코비나제가 파괴된다. 오이 음식을 조리할 때 먼저 식초ㆍ소금을 약간 첨가하라고 권하는 것은 이래서다. 
 오이는 성질이 차서 평소 위가 약한 사람이 먹으면 설사를 할 수 있다. 한방에선 냉한 식품을 섭취해 몸이 차가워지면 혈액순환이 나빠지고 신진대사가 떨어져 각종 질병에 걸리기 쉬워진다고 본다. 중국인은 여름철 외엔 오이를 삶거나 볶는 등 대개 가열해 먹는다. 오이의 찬 성질이 몸을 더 차게 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오이에 농약이 잔류해 있을까 걱정된다면 물에 여러 번 씻거나 식초에 담갔다가 사용한다.  
 오이는 수박ㆍ호박 등과 ‘사촌간’이다. 원산지는 태국이다. 일본 오키나와ㆍ규슈 등에서 웰빙 채소로 인기 높은 고야를 혼동하는 사람이 많다. 고야의 우리말 명칭은 ‘쓴 오이’다.  

박태균 fooding123@foodnmed.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