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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두경부암 추세 변화 편도암 ‘정체’∙설암 ‘증가’
한국 두경부암 추세 변화 편도암 ‘정체’∙설암 ‘증가’
  • 박하연
  • 승인 2021.03.3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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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암센터, 중앙암등록통계 분석∙두경부암 최신 동향 보고
- 미국 등 서구 두경부암 발생 추이와 일치

 


1999년 이후 급속도로 증가하던 국내 편도암 발생률이 정체기에 들어왔다. 반면에 설암 발병률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결과는 국립암센터(원장 서홍관)와 두경부종양 클리닉 정유석 이비인후과장, 석준걸 전문의와 중앙암등록본부 정규원 수석연구원 연구팀이 중앙암등록통계를 분석한 결과이다. 1999년부터 2017년까지 발표된 자료를 기반으로 하였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국내의 두경부암 발생 형태가 미국, 스웨덴 등 서구의 두경부암 발생률과 유사한 경향을 보이는 것이다. 

편도암이란 목젖 양쪽에 있는 구개편도에 발생하는 암이다. 주요 원인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이다. 편도암의 인유두종바이러스는 자궁경부암 발병 핵심 인자이기도 하다. 특히 1999년부터 연평균 6.77%씩 젊은 층을 중심으로 증가하던 국내 편도암 발생률은 최근 들어 안정되는 추세다. 2011년을 기점으로 증감이 뚜렷하지 않은 채 10만 명당 0.5명 내외로 유지되었다. 

연령대별로 보면 젊은층의 발생률은 정체되는 반면, 고령층은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연평균 8.1%씩 증가하던 4~50대의 발병률도 2008년을 기점으로 안정화되었다. 60대 이상에만 연평균 6.2%의 증가율이 변함없이 유지 중이다.

이는 국제적인 흐름과도 유사하다. 서구 사회 역시 젊은층에서 급속도로 증가하던 편도암 발생률이 점차 안정화되는 반면 고령 인구의 발생률은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에 대해 정유석 이비인후과 교수는 “생활방식의 변화, 성인남성의 흡연율 감소, 2016년 시작한 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 국가예방접종사업 확대 등이 젊은층의 편도암 발생을 안정시켰을 것으로 추정한다” 라고 말했다.

반면 구강암 발생률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2006년을 기점으로 1.56%였던 구강암 발병률이 2.82%로 증가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이 설암 증가와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혀에 생기는 암인 설암은 1999년부터 전 연령대에 걸쳐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특히 20~30대 젊은 연령층에서 연평균 7.7%라는 발병률 증가추세를 보였다. 이에 반해 설암을 제외한 기타 구강암은 60대 이상에서만 2.0% 증가했다. 

설암을 비롯한 구강암의 가장 큰 위험인자로는 흡연이 꼽힌다. 이외 음주∙방사선∙식습관∙유전적 감수성 또한 구강암 발병 원인으로 거론된다.

해외에서도 전반적인 구강암의 발생률이 줄어드는 가운데 설암의 발생률은 증가하는 추세로 확인됐다.

석준걸 이비인후과 전문의는 “설암의 주요 위험 인자로는 흡연, 음주, 바이러스 등을 꼽을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술이나 담배의 노출이 많지 않은 젊은 층의 발생 증가는 기존 위험인자와는 구별되는 환경·유전적 요인 등의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국립암센터 기관 고유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됐으며, 국제학술지 Cancer 2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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