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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 선정 ‘이달의 웰빙 수산물’
해양수산부 선정 ‘이달의 웰빙 수산물’
  • 박태균
  • 승인 2021.05.03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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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이 암팡진 병어는 마니아가 찾는 여름 ‘횟감’
- 일본인의 ‘최애’ 해조류 다시마는 혈관질환 ‘푸드백신’

 

병어보고 대구에게 시집가라 했더니/마냥 좋으면서도 마냥 좋으면서도 아-쫑 해서 입이 조그맣고/대구는 좋아서 에헤헤 해갖구 입이 커졌단다.

이종수 시인의 대구ㆍ병어 이야기란 시엔 두 생선의 입 모양이 그려져 있다. 대구는 입이 커서 대구(大口), 병어는 입이 암팡진 소구(小口).

병어 주둥이, 메기 입이란 말도 있다. 병어 주둥이는 입이 작은 사람, 메기 입은 입이 큰 사람을 가리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병어와 다시마를 이달의 웰빙 수산물로 선정했다.

병어는 대표적인 여름 생선이다. 회 마니아 사이에선 봄 도다리, 여름 병어, 가을 전어, 겨울 방어란 말이 통용된다. 병어란 이름은 바닷속에서 병어가 몰려다니는 모습이 마치 병졸 같다고 해서 지어졌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몸이 전체적으로 금속광택을 띠는 병어는 최대 60까지 자란다. 성인 손바닥 둘을 합친 크기이면 최상품이다. 이 정도는 돼야 제사상에 오른다. 흔히 덕대를 병어의 다른 이름으로 알고 있지만 둘은 다른 생선이다. 덕대는 병어보다 크다. 병어류 중 최고로 치고 값도 비싸다.

병어는 대구ㆍ복어 같은 흰 살 생선이다. 지방 함량만은 붉은 살 생선 못지않다. 100g당 지방 함량은 5g으로, 기름진 생선으로 통하는 삼치(6.1g)ㆍ방어(5.8g) 수준이다.

붉은 살 생선처럼 비리지 않고 흰 살 생선 고유의 담백한 맛을 지닌다. 비린내가 적고, 살이 연해 뼈째 썰어 회로 먹으면 고소하고 시원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서양에서 버터 피시’(butter fish)라고 부르는 것은 버터처럼 기름기가 자르르 흐르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병어 지방의 60% 이상은 DHAEPA 등 혈관 건강에 이로운 불포화지방이다.

저열량(100g122)ㆍ고단백(17.8g)ㆍ고칼륨(360, 혈압 조절) 식품이면서 칼슘(뼈ㆍ치아 건강에 도움)도 제법(33) 들어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시력을 보호하고 면역력을 높여주는 비타민 A도 풍부하다.

병어는 건들면 죽는다는 말이 있다. 그물로 올리면 바로 죽기 때문에 활어보다는 선어ㆍ냉동 상태로 유통된다.

다시마는 갈조류의 일종으로, 별명이 초초(初草). ‘지구 최초의 풀이란 뜻이다. 영문명은 켈프(kelp)지만 시 탱글’(sea tangle, 바다의 엉클어진 것)로도 통한다. 일본에선 콤부(kombu)라고 부른다.

다시마는 일본인이 특히 좋아하는 해조류다. 일본 요리에서 건조 다시마는 국물 맛을 내기 위해 사용한다. 다시마의 맛을 흔히 우마미라 한다. 일본인은 다시마를 미소국에 넣거나 녹차와 함께 먹는다.

우리 국민은 국물을 낼 때 외엔 다시마를 그리 즐겨 먹지 않는다.

영양적으론 고()요오드ㆍ고칼슘ㆍ고칼륨ㆍ고식이섬유 식품이다. 다시마의 요오드 함량은 해조류 중 1(100g137)이다. 미역(12)ㆍ김(4)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음식을 통해 섭취한 요오드는 대부분 갑상샘으로 이동해 갑상선호르몬 등을 만드는 데 쓰인다. 요오드의 섭취가 부족하면 신진대사가 완만해지고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진다. 칼슘 함량은 칼슘의 왕인 우유가 꼬리를 내릴 정도다.

혈압 조절을 돕는 미네랄인 칼륨도 풍부하다. 혈압을 낮추는 라미닌(단백질의 일종)도 들어 있어 고혈압 환자에게 권할 만하다.

식이섬유의 보고(寶庫)이기도 하다. 마른 다시마 100g엔 식이섬유가 27.6g이나 들어 있다.

다시마를 물에 담갔을 때 나오는 점액인 알긴산과 장에서 면역력을 높여주는 후코이단은 수용성 식이섬유다. 다시마를 냉수에 넣고 하룻밤 지나면 알긴산이 빠져나와 물이 미끌미끌해진다. 고지혈증ㆍ당뇨병ㆍ고혈압 환자에게 아침에 일어나 다시마 물을 마시라고 권장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다시마를 데치기 전에 하룻밤 동안 물에 담가 두면 염분을 충분히 제거할 수 있다. 데친 다시마에 흰 쌀밥을 얹고 초고추장이나 낙지 젓갈을 올려서 쌈을 싸 먹으면 쫄깃한 식감과 함께 다시마의 진한 풍미를 느낄 수 있다.

해양수산부 임태훈 유통정책과장은 제철을 맞은 병어회와 다시마 쌈으로 성큼 다가온 무더운 여름을 대비해 미리 든든하게 건강을 챙기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도움말 주신 분: 숭의여대 식품영양과 이애랑 교수, 원광대 식품영양학과 이영은 교수

 

박태균 기자 fooding123@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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