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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앞으로 다가온 초고령사회, 케어 푸드가 답?
4년 앞으로 다가온 초고령사회, 케어 푸드가 답?
  • 박태균
  • 승인 2020.12.12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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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콤한 향신료와 구수한 양념 올리기가 비법
- 고명 하나만 올려놓아도 노인의 눈길 부드러워져
- 고령사회에 주목받는 고령친화식품

고령사회에 접어든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초고령사회가 눈앞에 다가왔다.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다.

15일 통계청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25년 한국의 노인 인구(65세 이상) 비율은 20%를 넘어서고 203530%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국제연합(UN)은 노인 인구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한다.

우리나라가 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시니어(senior, 50대 이상 신중년)ㆍ실버(silver, 65세 이상 노인) 세대인 신() ’SS이 경제의 주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케어 푸드(care food) 시장도 함께 급성장하고 있다. 케어 푸드 시장규모는 지난해 기준 2조 원을 넘어섰다(aT). 20115,000억 원 수준에서 6년 만인 20171조 원으로 성장한 것과 비하면 성장세가 가파르다.

일반적으로 케어 푸드는 노인에게 부족한 영양분이 풍부하게 들어가 있는 식품을 가리킨다. 이른바 고령친화식품이라고도 부른다. 최근엔 산모식ㆍ영유아식ㆍ다이어트식 등도 케어 푸드 범주에 포함하고 있다.

치아가 부실한 노인의 간식으로 딱딱한 과일을 드릴 때는 얇게 저미거나 강판에 갈아 낸다. 딱딱한 과일은 숟가락으로 긁어 드시도록 하는 것이 좋다. 질기거나 딱딱한 채소는 잘게 잘라 드린다. 노인 식탁에 올릴 채소를 삶거나 볶을 때는 부드러워질 때까지 천천히 가열ㆍ조리한다. 튀김 음식은 튀긴 뒤 다시 간장 양념에 졸이거나 소스에 담가 식탁에 올린다.

한국보다 앞서 고령사회를 맞은 일본에선 케어 푸드와 비슷한 개념인 개호식품’(介護食品)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노부모 음식을 조리할 때 소금의 양을 줄이면 며느리가 나를 싫어한다는 오해를 받기 쉽다.

노인이 되면 젊을 때보다 입이 짧아진다. 식욕이 감퇴하는 것은 입맛이 변하고 타액() 분비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불안ㆍ고독ㆍ스트레스 등 심리적인 영향도 식욕을 떨어뜨린다. 소화액 분비가 줄어 소화에 애를 먹기도 한다. 미각ㆍ시각ㆍ후각도 둔해진다. 혀 안의 미뢰가 손상되고 시력이 나빠져 후각세포가 퇴화되기 때문이다. 시력은 후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눈을 감고 음식을 먹으면 음식 맛이 잘 느껴지지 않는 것은 그래서다. 질병ㆍ치료 약의 부작용ㆍ운동 부족 등도 노인 식욕 감소의 요인이다.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노인을 위한 음식에 대해 알아보자.

노인의 음식 섭취량이 줄어들면 열량ㆍ영양소 보충이 부족해지기 쉽다. 노인의 식욕을 살려주려면 유자ㆍ레몬ㆍ생강ㆍ산초 등 새콤한 향신료와 깨소금ㆍ볶은 깨 등 구수한 맛의 양념을 조리에 자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쑥갓ㆍ미나리 등 고유의 향을 지닌 채소도 입맛 회복에 유효하다. 계피향ㆍ겨자향도 후각을 자극해 식욕을 높여준다. 고기ㆍ채소(감자ㆍ당근 등)를 큼직큼직하게 썰어 노인이 음식을 씹는 느낌이 들도록 하는 것도 식욕 증진을 돕는다.

시각적으로 다양한 색상의 음식을 올려 식욕을 높일 수도 있다. 식재료의 다양한 색깔을 이용해 음식을 꾸미거나 음식에 고명 하나만 올려놓아도 음식을 바라보는 노인의 시선이 한결 부드러워진다.

음식의 맛ㆍ색깔 등에 신경 써도 노인의 식욕이 되살아나지 않으면 가능한 한 고열량ㆍ고단백 식품 위주로 식단을 짠다. 식사가 부실한 노인에겐 저열량(다이어트) 식품보다 고열량 식품이 낫다. 식사 전에 집안에서라도 걷기 운동을 해서 식욕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개 노인이 나트륨이 많은 짠 음식을 선호한다. 나이 들면 짠맛에 대한 감각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나트륨이 많이 든 소금ㆍ간장 대신 식초ㆍ레몬ㆍ유자 등의 신맛을 적절히 이용해 노인의 입맛을 돋울 수 있다. 쑥갓ㆍ버섯ㆍ파슬리 등 향이 강한 채소나 카레ㆍ후추 등 향신료를 조리에 사용하거나 생채소를 초간장ㆍ초고추장에 찍어 드시게 하는 것도 소금 섭취는 줄이면서 노인의 미각 변화에 대처하는 방법이다.

고기구이를 할 때 약간 탄 맛을 내면 염분이 적어도 노인의 입맛에 잘 맞는다. 이때 석쇠 자국이 약간 날 정도가 적당하다. 너무 오래 구우면 고기의 탄 부위에 벤조피렌 등 발암물질이 생성되므로 해롭다.

노인 10명 중 3명은 구강 건조증(침 분비량 1분당 0.1이하)으로 고통받고 있다. 노화 자체가 침 분비량을 줄이는 데다 침 분비를 방해하는 다양한 약의 복용 빈도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침은 음식물을 씹고 삼키는 일을 도와주며 입안에 붙은 음식 찌꺼기를 씻어내는 입안의 청소부 역할을 한다. 소화도 도와준다. 나이 들어 침의 분비가 줄면 음식을 삼키기 힘들어지고 목이 잘 멘다. 침이 부족한 노인은 한 번에 많이 드시기보다 식사 횟수를 늘리되 1회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좋다. 국은 국물에 녹말가루를 사용, 약간 걸쭉하게 만들어야 노인이 잘 삼킨다. 두부ㆍ연두부ㆍ콩비지 등은 노인이 삼키기 쉬운 식품, 옥수수ㆍ어묵ㆍ건어물 등은 삼키기 힘든 식품이다. 레몬ㆍ식초 등 신맛 음식과 겨자 등을 먹으면 노인의 입안에 침이 고인다. 요구르트ㆍ아이스크림도 침 분비를 돕는다.

노인의 치아가 부실하다고 해서 너무 잘게 자른 음식이나 유동식만 제공하는 것은 피한다. 턱이 활발하게 움직여야 침이 잘 나오고, 위와 장이 음식을 소화할 준비를 하기 때문이다.

노인이 음식을 씹으면 머리의 간뇌(신체 조절기능)를 손으로 두드리는 것과 같은 자극이 전해진다. 이는 치매 예방에도 이롭다. 씹으면 수면 중이던 위()의 자율 신경계가 잠에서 깨어나 음식을 잘 소화한다.

음식이 너무 딱딱하고 질기다면 중간마다 칼집을 넣거나(육류) 잘게 자르거나(채소) 얇게 저미는(과일) 것이 요령이다.

 

도움말 주신 분: 원광대 식품영양학과 이영은 교수, 숭의여대 식품영양과 이애랑 교수

 

박태균 기자 fooding123@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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