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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소 효능 광고, SNS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지만…
효소 효능 광고, SNS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지만…
  • 박태균
  • 승인 2020.12.05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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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으로 먹은 효소는 단백질에 불과”
- 시판 효소식품은 소화가 잘되도록 만든 발효식품

 

 

 

나이가 들면 우리 몸속 효소가 부족해지므로, 이를 따로 섭취해 보충해야 한다는 광고가 SNS 인플루언서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광고를 믿고 산 일부 소비자는 실망감을 나타낸다. 전문가도 효소 식품의 효능이 과장돼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효소식품은 정말 건강에 유익할까?


효소식품의 기능성을 입증한 연구결과는 그리 많지 않다. 건국대 생물공학과 강상모 교수팀이 2014년 ‘한국미용학회지’에 발표한 연구논문(효소식품 섭취가 40∼60대 중년 여성의 두피 모발에 미치는 영향)이 눈에 띈다. 강 교수팀은 40∼60대 중년 여성 3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눈 뒤 실험군(群, 15명)엔 효소식품(하루 6g, 아침ㆍ저녁에 각각 3g씩), 대조군(15명)엔 한천 가루(일종의 플라세보)를 제공했다. 12주 뒤 효소식품을 섭취한 군(群)에선 머리카락의 수가 평균 11.2%는 증가하지만 대조군에선 오히려 3.6% 감소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효소식품은 곡류ㆍ채소ㆍ과일ㆍ해조류 중에서 영양이 우수하고 유용성이 인정된 식물 원료에 효모ㆍ유산균ㆍ국균 등 미생물을 가해 발효시킨 뒤 먹기 적당하도록 가공한 식품을 가리킨다.


연구팀은 효소식품 섭취 뒤 모발의 아미노산 함량이 증가한 것은 효소의 작용으로 각종 영양소의 체내 소화ㆍ흡수율이 높아져 두피가 더 튼튼해진 결과, 머리카락의 생육(生育)이 정상화된 덕분으로 풀이했다.


일부 효소식품은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국소비자원은 2014년 1월 시판 중인 효소식품 가운데 상당수가 실제 효소가 거의 없고 당 함량은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소비자원은 시중에 유통 중인 효소식품을 모아 성분 시험을 해봤다. 실제 효능이 의문스런 제품이 많았다. 효소식품 인증을 받은 제품 셋 중 하나는 효소 함량이 지나치게 낮았다. 별도 인증 없이 효소 식품을 표방하는 제품은 대부분 효소가 거의 없는 수준이었다.


가톨릭대 의대 백순영 명예교수는 “입으로 섭취한 효소는 단백질에 불과하다”며 “우리 몸 안에서 소화 효소에 의해 분해돼, 몸에 영양소로서 흡수되는 기능 이외의 효능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효소식품엔 건강에 이롭지 않은 성분도 적지 않게 함유된 것으로 드러났다. 액상형 제품의 평균 당 함량이 탄산음료의 4배에 달했다. 분말형 제품에서는 모두 발암물질로 알려진 곰팡이독소가 검출되기도 했다.


효소가 인체 건강에 필수적인 성분인 만큼 효소식품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도 매우 높다. 이를 반영하듯 효소식품으로 판매 중인 것은 블루베리 효소ㆍ아로니아 효소ㆍ현미효소ㆍ사과효소ㆍ배아 효소 등 한둘이 아니다. 우리가 먹는 거의 모든 곡류ㆍ채소ㆍ채소에 효소란 말을 앞에 붙여 상품으로 팔거나 집에서 만들어 먹도록 권유하고 있다.


효소식품이라고 하면 소비자 대부분은 체내에서 생성되는 효소가 포함된 식품을 떠올린다.


효소식품의 주성분이 효소일까? 효소식품이라고 부르는 것 중 대부분은 일반 가정에서 매실을 담그는 것처럼 재료 식물과 설탕을 1대 1 비율로 혼합해 일정 기간 발효 후 숙성시킨 식물발효액이다. 시판 효소식품은 우리 몸에서 생성되는 실제 효소가 들어 있는 식품이 아니다. 대개는 소화가 잘되도록 만든 발효식품이다. 발효식품을 효소식품이라고 표시하는 것은 소비자를 현혹하는 행위다. 된장ㆍ김치ㆍ요구르트 등 발효식품을 효소식품이라고 부르진 않는다.

 

 

박태균 기자 fooding123@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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