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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음식 안전, 냉장고가 90%는 책임진다
여름철 음식 안전, 냉장고가 90%는 책임진다
  • 박태균
  • 승인 2021.07.28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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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냉장고에 보관한 식재료도 오래 두면 상한다는 사실 기억 필요
- 냉장고 칸막이를 잘 활용하는 것도 식품의 신선도 오래 유지하는 비결
- 냉동실 문 포켓은 콩ㆍ팥ㆍ깨 등 잡곡류 보관하기에 적당한 공간

 

 


 
 식품 안전에 관한한 더위는 골치 아픈 상황이다. 기온이 오르면 음식을 상하게 하는 부패균뿐 아니라 각종 식중독균이 매우 빠르게 증식하기 때문이다. 각종 식중독 사고에 연루되지 않고 여름 한 철을 무사히 보내려면 식중독균이나 부패세균이 활개 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세균을 잡아 가두는데 가장 효과적인 도구는 바로 영업장 안의 냉장고다. 식재료를 냉장고에 넣어둔다고 해서 식중독균이 죽는 것은 아니다. 식중독균 등 세균의 활동력(증식과 성장)은 확실히 억제된다. 추운 곳에 가면 잔뜩 웅크린 채 지내는 것은 인간이나 세균이나 마찬가지다.


 냉장고에 보관한 식재료도 오래 두면 상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식재료의 냉장 보관 기간은 식품의 종류ㆍ상태마다 다르다.


 각종 가공식품의 포장지엔 유통기한과 함께 괄호 안에 보관 방법이 적혀 있다. 예컨대 2021년 7월 9일(냉장)이라고 쓰여 있다면 반드시 냉장고에 넣어 보관하되 9일까지 소비하라는 의미다.


 향신료ㆍ밀가루는 냉장실에 보관해야 벌레가 생기지 않는다. 고춧가루는 잘 싸서 냉동실에 넣어두면 고유의 색을 잘 보전된다.


 손님에게 대개 후식으로 제공하는 과일은 채소보다 잘 상한다. 냉장실에 보관하되 가능한 한 빨리 먹는 것이 좋다. 덜 익은 과일은 다 익을 때까지 상온에 놓아두었다가 익으면 냉장고로 옮긴다.


 채소도 냉장실에 보관하는 것이 원칙이나 예외도 있다. 채소의 물기가 없어져 마르는 것을 막으려면 뚜껑이 있는 용기ㆍ플라스틱 봉지나 냉장고의 채소실에 넣는다. 단 파ㆍ오이ㆍ시금치ㆍ피망 등은 물기가 없이 보관한다. 감자ㆍ양ㆍ무 등은 음식점의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신구대 식품영양과 서현창 교수는 “냉장고 칸막이를 잘 활용하는 것도 식품의 신선도를 오래 유지하는 비결”이며 “냉장실엔 음식을 용도별로 정리해둘 것”을 주문했다. 맨 위 칸에는 반찬류, 다음 칸에는 음식 재료ㆍ수박 등 큰 과일, 맨 아래 칸엔 김치ㆍ장류를 배치하는 것이 적당하다.


 신선실은 냉장실에서 온도가 가장 낮다(-1∼1도). 채소나 과일보다는 상하기 쉬운 육류ㆍ생선, 변질이 쉬운 치즈ㆍ버터ㆍ햄ㆍ소시지를 보관하기에 좋다.


 원광대 식품영양학과 이영은 교수는 “냉동고 온도는 항상 -18도 이하를 유지해야 한다”며 “냉동실 문 포켓은 콩ㆍ팥ㆍ깨 등 잡곡류를 보관하기에 적당한 공간”이라고 지적했다.  


 냉장고를 사용할 때 주의할 점이 몇 가지 있다. 뜨거운 음식을 바로 냉장고에 넣는 것은 금물이다. 음식의 열이 냉장고 안에 든 다른 음식 온도를 높이기 때문이다. 음식을 식히는 동안에는 그릇 뚜껑을 비스듬히 해서 김이 빠져나가게 한다. 이때 음식에 벌레가 들어가지 않도록 깨끗하고 마른 무명천으로 덮어둔다.


 냉장고 문을 되도록 자주 열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10초간 열었을 때 원래 온도로 되돌아가는 데 10분이 걸린다.


 냉장고에 둔 식품과 식품 사이는 적당히 띄워서 찬 공기가 잘 순환되도록 한다.


 냉장고의 냄새를 제거하는 데는 탈취제ㆍ원두커피 찌꺼기ㆍ찻잎ㆍ떡갈나무 잎 등이 효과적이다.


 식재료 중 마트에서 냉장 또는 냉동 진열돼 있던 식품이 아니라면 냉장고에 넣지 않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특히 냉장고에 보관해서는 안 되는 채소가 적지 않다. 고구마와 호박은 낮은 냉장 온도에서는 호흡을 잘 못 하므로 냉장고에 넣으면 오히려 빨리 부패한다. 이 두 식물의 보관에 알맞은 온도는 약 15도이므로 집 안의 서늘한 곳에 두면 된다.


 콩ㆍ오이ㆍ가지ㆍ토마토는 7∼10도에 보관하는 것이 적당하다. 냉장고에 넣는다면 냉해를 입지 않도록 신문지로 싸서 비닐에 넣은 뒤 보관한다.


 바나나ㆍ파인애플ㆍ멜론 등 열대 과일과 피망은 바구니에 담아 바람이 잘 통하는 서늘한 곳에 보관하면 된다. 바나나는 냉장고에 넣으면 검게 변한다. 시원하게 먹으려면 한 번에 먹을 분량만큼만 먹기 직전에 냉장고에 넣었다가 차가워지면 꺼내 먹는다.


 당근은 씻지 않은 채 종이에 싸서 보관하고, 자르지 않은 호박은 그늘진 곳에 두면 꽤 오래 먹을 수 있다. 콩나물과 숙주나물을 사 온 즉시 깨끗이 씻어 물에 담가두는 것이 좋다. 양파는 습기가 차면 상하기 쉬우므로 망에 담아 통풍이 잘되는 곳에 매달아 둔다. 무는 사 온 즉시 잎을 떼어내는 것이 좋다. 잎을 그대로 두면 신선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껍질을 벗긴 감자는 식초 몇 방울을 섞은 물에 담가 두면 3∼4일은 변색하지 않고 맛도 고스란히 유지된다. 껍질을 벗기지 않은 감자는 구멍 뚫린 불투명 봉지에 담아서 서늘한 곳에 보관한다.


 수은주가 오르는 여름철엔 냉장고 상태를 평소보다 더 자주 점검해야 식중독 사고 등 낭패를 피할 수 있다.

 

 

 

박태균 기자 fooding123@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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