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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의 창/유장렬] 스마트농장과 빌딩농장이 주는 뜻밖의 선물
[전문가의 창/유장렬] 스마트농장과 빌딩농장이 주는 뜻밖의 선물
  • 푸드앤메드
  • 승인 2017.03.15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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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과 비무장지대가 증명한 인류의 생태복원 방정식
-미래농업기술은 환경오염에 찌든 지구를 구하는 복락원의 수단


미래식량자원포럼 유장렬 회장


‘문명 앞에 숲이 있고 문명 뒤에 사막이 남는다’란 프랑스 작가 샤토브리앙의 말처럼 인간의 포괄적인 행위는 자연 파괴적이다. 숲ㆍ강에서 발원된 인류의 4대 문명발생지인 메소포타미아ㆍ이집트ㆍ인더스ㆍ황화 지역은 오늘날 사막만이 남아있어서 작가의 말을 뒷받침하고 있다. 1986년 구소련의 체르노빌과 2012년 일본의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인한 대형 환경파괴는 극단적인 예다. 체르노빌 사고로 400여 ㏊의 숲이 말라죽었다. 제염작업을 위해 화학물질을 살포한 결과 숲이 사라진 곳은 달 표면처럼 황폐화됐다.

30여 년간 출입이 통제된 우크라이나 북방지역은 사람이 도시를 건설하기 이전의 모습으로 숲이 복원됐다. 자연의 놀라운 복원능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대표 사례라고 할 만하다. 지난 60여 년간 남북한의 군사적 완충지대로 사람의 손이 거의 미치지 않았던 한반도의 DMZ에서도 유사 사례를 찾을 수 있다. 비무장지대는 세계적 멸종위기 동물의 중요한 안식처가 돼 전 세계 두루미의 약 20%, 재두루미의 약 50%, 저어새의 약 90%가 서식하고 있다. 전쟁의 포화로 황폐해졌던 곳이 문명으로부터 격리되자 세계적인 생태계 보전 지역으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전 세계 농지의 60%가 농약 오염


전 세계적으로 130억 ㏊(지구 표면의 1/3)에서 식량ㆍ원자재 공급 활동이 계속되고 있다. 이 중 약 60%가 농약 과다사용 등으로 오염됐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이제까지의 농업은 환경 친화적이지 않았다. 농약 의존적인 현재의 농업은 말할 것도 없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에 기반을 뒀던 문명발생지도 지속가능하지 않았다. 최근에 조명되고 있는 스마트농장 혹은 빌딩농장이 친환경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폐쇄된 공간에서 ICT 기술을 이용, 작물의 생장조건을 최적화함으로써 계절과 관계없이 연중 생산이 가능하게 돼 단위면적당 생산성을 수십 배까지 증대시키고 있다. 향후 수백 배로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빌딩농장이 활성화되면 현재의 경작농업을 완전 대체하는 것이 가능하게 돼 기존 경작지에서 행해지던 농사의 대부분을 결국 도심의 고층 구조물 안으로 옮겨 놓을 것이다. 이 경우 “현재의 경작지를 체르노빌이나 DMZ 처럼 상당기간동안 문명이 침범하지 못하도록 조치한다면 도시를 둘러싸고 있던 경작지가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생태공원으로 탈바꿈될 수 있다”는 것이 빌딩농장의 주창자 미국 콜롬비아대학 딕슨 데스포미어 교수의 생각이다. 곡창지라 불리는 호남평야를 ‘호남생태공원’으로 부를 수 있게 될 것이다.

미래농업기술은 환경오염으로 찌들어 가는 지구 표면의 1/3을 새로운 파라다이스로 전환할 수 있게 돼 잃었던 낙원을 되찾는 복락원의 수단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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