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노인병 학자 하월은 "노화라는 사양길을 모든 사람들이 똑같은 속도로 내려가진 않는다. 보통은 연속적이고 불규칙한 보행으로 사양길을 내려가지만 어떤 사람들은 더 빨리 굴러떨어진다"고 말했다. 노화는 거부할 수 없는 삶의 과정이기는 하지만 나이가 모든 사람의 어깨를 똑같은 압력으로 누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동물성 식품과 고지방 섭취를 줄이라는 이야기는 한국의 평균적인 노인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오히려 노인들의 동물성 식품 섭취량이 너무 적고 지나친 채식 위주의 식사로 영양불량을 초래하는 것이 더 큰 문제다.

국민건강ㆍ영양조사에서도 동물성 식품의 섭취량이 나이가 들수록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전체 식품 중 동물성 식품의 섭취 비율은 20%에 근접하는 데 비해 65세 이상 동물성 섭취 비율은 14%에도 못 미친다.

노인들이 양질의 단백질을 보충하기 위해서는 매일 우유를 한 잔 마시고 달걀흰자 한 개를 오후 간식으로 준비하며 끼니때마다 닭고기ㆍ생선ㆍ두부 중 한 가지씩 반드시 챙겨야 한다. 충분한 단백질 섭취는 일상 활동은 물론 튼튼한 혈관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나이 들어서도 꼿꼿한 체형을 유지하려면 뼈와 치아 건강을 좌우하는 칼슘부터 챙겨야 한다. 과거에 흔히 볼 수 있었던 꼬부랑 할머니도 칼슘 섭취가 부족하고 아이를 많이 낳은 것이 원인이었다.

칼슘은 우유ㆍ치즈ㆍ요구르트 등 유제품, 멸치 등 뼈째 먹는 생선에 풍부하다. 우유를 잘 소화시키지 못하는 노인에게 떠먹는 요구르트가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박태균 기자 fooding123@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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