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09:43 (목)
실연한 사람에게 초콜릿 선물이 좋은 이유는?
실연한 사람에게 초콜릿 선물이 좋은 이유는?
  • 박권
  • 승인 2019.06.28 18: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실연한 사람에게 초콜릿 선물이 좋은 이유는?
실연한 사람에게 초콜릿 선물이 좋은 이유는?

 

  -사랑의 분자가 다량 함유돼 있기 때문
 -‘이코노미 증후군’ 예방에도 효과적 

 
 최근 코코아의 웰빙 효과가 잇따라 입증되고 있다. 초콜릿의 주원료인 코코아(cocoa)는 카카오(cacao)를 가공한 것이다. 카카오는 카카오나무에서 얻는다. 
 카카오나무의 학명(theobroma cacao)은 ‘신(神)의 음식’이란 뜻이다. 원산지에서 카카오는 오랫동안 약으로 쓰였다. 16세기 유럽에 소개된 뒤에도 빈혈ㆍ식욕 부진ㆍ성욕 감퇴ㆍ발열ㆍ피로 해소 등 의학적 용도로 사용됐다. 지금도 서양의 호텔 방엔 초콜릿을 비치한다.  이는 여독을 풀고 잘 쉬라는 주인의 배려다. 
 초콜릿은 요즘 코코아 덕분에 웰빙식품으로 통한다. 코코아 함량이 높을수록 가격이 뛴다. 
 코코아엔 플라보노이드란 항산화 성분이 같은 무게의 녹차ㆍ브로콜리ㆍ양파ㆍ적포도주보다 더 많이 들어 있다. 항산화 성분은 노화와 암ㆍ심장병 등 각종 성인병의 주범인 활성산소를 없애준다. 혈관에 활성산소가 쌓이는 것도 막아준다. 코코아엔 혈압 조절에 이로운 칼륨도 풍부하다. 코코아는 물론 초콜릿ㆍ마테차에 함유된 티오브로민 성분은 식욕조절ㆍ면역력 강화ㆍ콜레스테롤 수치 저하에 이롭다.
 코코아의 혈관 보호 효과는 파나마 쿠나 인디언의 사례에서 입증됐다. 이들은 집에서 직접 만든 코코아를 하루에 서너 잔씩 마신다. 이런 식습관은 이들의 고혈압ㆍ심장병 발생률을 낮추는데 기여했다. 60세 이상 쿠나족 남성의 평균 혈압이 수축기(최고) 110, 이완기(최저) 70으로 정상이었다. 나중에 도시로 이주한 쿠나족은 바쁜 도시생활 탓에 코코아 섭취를 소홀히 했다. 이 결과 혈관질환 발생률이 서구인과 별 차이 나지 않게 되었다.
 시판 중인 모든 초콜릿이 건강상 긍정적인 효과를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니다. 건강을 고려한다면 코코아 함량이 높은 ‘다크’ 초콜릿을 구입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다크 초콜릿은 설탕ㆍ우유가 많이 든 밀크 초콜릿보다 열량ㆍ지방 함량이 약간 낮다. 플라보노이드는 훨씬 많이 들어 있다. 다크 초콜릿에 든 지방의 약 3분의 1은 심장 건강에 유익한 불포화 지방이다. 서양에선 다크 초콜릿을 ‘스위트 초콜릿’이라고 부르지만 애칭처럼 ‘sweet’(달지)하진 않다. 떫은맛과 쓴 맛이 섞여 있다. 
 초콜릿은 연인은 물론 실연(失戀)의 아픔을 겪고 있는 가족이나 친구에게 선물하기에도 적합한 선물이다. 초콜릿에 ‘사랑의 분자’로 통하는 페닐에틸아민이 다량 함유돼 있어서다. 사랑이 무르익을 때 뇌에서 활발하게 분비되는 페닐에틸아민은 실연과 함께 분비가 중단된다. 일부 예민한 사람에겐 페닐에틸아민이 편두통을 일으킨다는 연구결과도 제시됐다.
 초콜릿은 장거리 해외여행을 떠날 때도 권할만하다. 항공여행 도중 초콜릿을 먹으면 좁은 좌석 공간으로 인해 다리에서 피가 잘 돌지 않는 ‘이코노미 클래스 신드롬’을 차단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초콜릿에 대해 일반인이 막연하게 품고 있는 두려움은 여드름과 충치를 유발할지로 모른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이와 관련된 과학적 근거는 없다.
 초콜릿을 먹을 때 반드시 기억해야 할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초콜릿은 100g당 500㎉ 이상의 열량을 낸다는 사실이다. 다이어트 중이라면 밀크ㆍ땅콩ㆍ크런치 초콜릿은 물론 다크 초콜릿도 가급적 멀리 하는 것이 상책이다. 다크 초콜릿과 밀크 초콜릿의 같은 무게당 열량이 거의 비슷하기 때문이다. 둘째, 초콜릿바 125g짜리 한 개엔 인스턴트커피 한잔보다 다량의 카페인이 들어 있다. 셋째, 초콜릿을 먹은 후 편두통이 생겼거나 위산 역류가 일어났다는 사람이 간혹 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ㆍ불안장애ㆍ편두통ㆍ역류성 식도염 환자는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좋다. 
 초콜릿이라고 하면 먼저 ‘가나 초콜릿’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서 아프리카 국가인 가나가 초콜릿의 원료인 코코아의 주요 생산국이기 때문에 이런 상품명이 붙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요즘 아프리카에선 코코아 함량을 줄이거나 초콜릿 맛이 나는 열매를 맺는 캐럽(carob) 나무로 대신하고 있다. 서 아프리카에 보급된 새 카카오 농법이 토양의 질을 떨어뜨린 데다 카카오나무의 평균 수명까지 단축시켜서다. 
 캐럽도 코코아처럼 웰빙식품으로 통한다. 둘은 초콜릿의 원료로 쓰이며 뼈 건강을 좌우하는 칼슘 함량이 높다는 점이 닮았다. 차이점도 있다. 캐럽 나무는 동부 지중해 주변, 카카오나무는 남미 아즈텍ㆍ마야 등이 원산지다. 다이아몬드 크기를 나타내는 캐럿(0.2g)은 과거 보석의 무게를 캐럽 나무 씨앗으로 측정한 데서 유래했다. 맛은 코코아보다 캐럽이 달다. 캐럽은 별도로 감미료를 넣을 필요가 없지만 코코아는 설탕을 첨가해야 먹을 만하다. 캐럽은 저열량ㆍ저지방 식품, 코코아는 고열량ㆍ고지방 식품이다. 코코아엔 칼슘의 흡수를 방해하는 옥살산(수산)이 함유돼 있지만 캐럽엔 없다. 캐럽은 코코아와는 달리 단백질과 식이섬유(특히 펙틴)가 풍부하다. 박권 pkwon@foodnmed.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